• 최종편집 2026-04-1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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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군 크리스토퍼 뉴턴 특수요원(왼쪽)과 조나단 티라도 전문병(중간 중간)이 2025년 4월 28일 폴란드 포비즈에서의 작전 중 클레어 길 소장과 브리핑 중./사진=미 육군 밀리터리 타임즈)

 

[시큐리티팩트=강지현 기자] 드론 기술의 급격한 발전이 미 육군의 항공 작전 및 제병연합(Combined Arms, 보병·기갑·항공 등 여러 병과가 협동하여 싸우는 방식) 훈련 방식을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지난 2월 18일(현지시간) 앨라배마주 헌츠빌에서 열린 미 육군 최초의 연례 '최고의 드론 전투 대회'에 참석한 클레어 A. 길(Claire A. Gil) 소장은 미국의 권위 있는 군사 전문 매체 '밀리터리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드론이 군사 교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밝혔다.


“드론은 이제 전 군의 영역”... 전쟁 성격의 근본적 변화

길 소장은 미 육군 항공 병과의 요람이자 전략의 심장부인 미 육군 항공 우수센터(USAACE, U.S. Army Aviation Center of Excellence)의 사령관이다. 앨라배마주 포트 노보셀(구 포트 러커)에 위치한 이 센터는 모든 육군 조종사를 양성하고 항공 작전의 지침이 되는 교리를 개발하는 최상위 전문 기관이다.


길 소장은 "드론 기술의 적용은 인간의 창의성에 의해서만 제한될 뿐"이라며, 현대전이 끊임없이 진화하는 기술과 운용자의 장인정신이 결합된 게임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지난 5~10년 사이 소형 드론이 저렴하고 효과적인 무기체계로 자리 잡으면서, 드론은 더 이상 항공 부대만의 전유물이 아니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쟁의 본질이 인간 간의 갈등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지만, 전쟁의 성격은 과거와 완전히 다르다"며 "앞으로는 어느 부대든 공역(Airspace, 항공기 운항을 위해 설정된 공간)에 드론을 배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의 실전 교훈과 미국의 ‘독자적 교리’ 정립

미 육군은 현재 우크라이나 안보지원단(SAG-U)에 참관단을 파견해 실전에서 얻은 교훈을 연구 중이다. 하지만 길 소장은 타국의 전투 방식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은 경계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군의 사례를 참고하되, 미국의 고유한 역량에 맞춘 드론 전투 교리를 USAACE 주도로 개발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우리는 우크라이나나 러시아 군대가 아니며 작동 방식도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특정 전장에서 효과가 없었다고 해서 우리에게도 안 될 것이라 단정해서는 안 되며,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생성형 AI 기반 ‘빅터 프로젝트(Project Victor)’ 가동

미 육군은 드론 운용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 개편과 데이터 체계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핵심은 ‘빅터 프로젝트’라는 새로운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이다.


항공 우수센터 내 설치된 트랜스포메이션 통합 디렉터(TID, 혁신 통합국) 산하의 관리자들은 현장에서 수집된 모든 관찰 결과를 평가하여 이 시스템에 업로드한다. 특히 이 시스템은 생성형 AI(Generative AI, 학습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하는 인공지능) 기술로 구동되어, 일선 병사들이 현장에서 드론 운용에 관한 백서와 전술 정보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서비스는 올해 여름쯤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유인과 무인의 조화”... 조종사의 전문성은 여전히 핵심

드론의 역할이 무한히 확장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길 소장은 인간 조종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USAACE가 세계 최고의 회전익(Rotary-wing, 헬기처럼 회전 날개로 비행하는 방식) 조종사를 양성하는 기관인 만큼, 유인 항공 자산의 정교한 운용 능력은 포기할 수 없는 핵심 역량이기 때문이다.


그는 "궁극적으로 목표 지점에 실제 공격 부대를 투입하려면 숙련된 조종사가 탑승한 유인 항공기가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길 소장은 최근 베네수엘라 지도자 니콜라스 마두로 체포 작전에서 보여준 미 육군 조종사들이 정밀한 기동력을 사례로 들며, "무인 체계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해서 유인 체계를 멀리하는 것이 아니며, 현대전에서는 유인과 무인 두 영역이 모두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우리 국방부의 드론 양성 계획과 시사점

미 육군의 이러한 움직임은 현재 'AI 과학기술 강군'을 목표로 드론 전력을 확충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방부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 군 역시 인구 절벽에 따른 병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무인 복합전투체계(MUM-T)'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방부는 소형 자폭 드론부터 중고도 정찰용 무인기(MUAV)까지 단계별로 도입을 확대하고 있으며, 민간의 우수한 드론 기술을 신속하게 군에 도입하는 '패스트 트랙' 제도를 운용 중이다.


특히 미 육군의 '빅터 프로젝트'처럼 우리 군도 실전적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AI로 분석해 일선 부대에 보급하는 지식 공유 체계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단순히 드론 기체의 숫자를 늘리는 것을 넘어, 미 USAACE의 사례처럼 조종사의 전문성과 드론의 자율성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한국형 드론 교리 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쟁의 본질은 변하지 않되 성격이 급변하는 '드론 전쟁' 시대에 우리 군 역시 유인 항공 자산과 무인 체계의 최적화된 조합을 통해 한반도 지형에 맞는 정교한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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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군 항공 사령관 “드론은 연합 전투의 모든 것을 바꾼다”... 현대전 교리 재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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