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전 ‘게임 체인저’ 우뚝...미 육군 2500억 원대 대량 도입 - ‘폭발성형 관통탄’으로 화력 극대화
댓글 0
기사입력
: 2026.03.03 12:21
2024년 11월 4일 독일 그라펜보어 훈련장에서 미군이 방황 탄약 훈련 중 스위치블레이드 600을 조립하고 있다/사진=미 육군
[시큐리티팩트=전승혁 기자] 현대 전장의 패러다임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과거 거대한 함포와 미사일이 전장을 지배했다면, 이제는 병사의 배낭에서 튀어나온 소형 드론이 수십억 원짜리 전차를 사냥하고 적 지휘부를 정밀 타격한다. 그 중심에는 배회형 무기체계(Loitering Munition)의 선두 주자, ‘스위치블레이드(Switchblade)’ 시리즈의 최신 개량형들이 있다.
제조사인 에어로바이런먼트(AeroVironment, 이하 AV)의 공식 발표와 밀리터리 타임즈(Military Times)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 육군은 지난달 26일 AV사와 1억 8600만 달러(한화 약 2500억 원) 규모의 스위치블레이드 인도 주문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미 육군이 차세대 모델인 600 블록 2와 300 블록 20을 대량으로 도입하여 일선 부대의 화력을 비약적으로 강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개인용 정밀 유도탄’ 스위치블레이드 300 블록 20의 혁신
스위치블레이드 300 블록 20은 보병 개인이 휴대하며 운용할 수 있는 가장 치명적인 ‘암살용 무기’다. 이번 블록 20 모델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운영 효율성과 생존성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켰다. 특히 미 육군은 이번 주문에서 처음으로 폭발성형 관통탄(EFP, Explosively Formed Penetrator) 탑재를 요청했다. 이는 기존의 파편형 탄두와 달리 폭발 시 금속판을 화살촉 모양의 고속 발사체로 변형시켜 장갑을 뚫는 방식으로, 소규모 유닛이 배낭에 휴대할 수 있는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적의 장갑 차량이나 견고한 진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게 됐다.
기술적으로는 현대전의 필수 요소인 디지털 데이터 링크(DDL, Digital Data Link)가 강화되어 AES-256 암호화 통신을 지원한다. 이는 적의 재밍(Jamming, 전파교란) 시도가 빈번한 분쟁 지역에서도 조종사가 끊김 없이 실시간 영상을 확인하며 목표를 조준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새로운 태블릿 기반 화력 통제 시스템(FCS, Fire Control System)은 '터치 투 타깃(Tap-to-Target)' 방식을 채택하여 병사가 화면상의 목표를 터치하는 것만으로 공격을 실행할 수 있으며, 타격 직전 공격을 취소하고 다시 선회하는 웨이브 오프(Wave-off) 및 재교전(Recommit) 기능이 포함되어 오폭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전차 사냥꾼’ 스위치블레이드 600 블록 2의 진화와 활용
주력 전차(MBT)를 궤멸시키기 위해 설계된 스위치블레이드 600 블록 2는 미 특수작전사령부(SOCOM)와의 협력을 통해 더욱 강력한 성능을 갖추게 되었다. 블록 2는 날개 설계를 개선하고 배터리 용량을 키워 체공 시간을 기존보다 20% 늘린 40분 이상으로 확보했다. 이는 적진 깊숙한 곳에서 목표물을 탐색하고 기다리는 RSTA(정찰·감시·표적획득) 능력을 극대화한다. 데이터 공유 기능을 통해 통제 거리를 100km 이상으로 확장할 수 있어, 후방 지휘소에서도 전선 너머의 적을 정밀 타격하는 것이 가능하다.
온보드 엣지 컴퓨팅을 활용한 자동 목표 인식(ATR, Automatic Target Recognition) 기능은 이 무기체계의 핵심이다. 고해상도 EO/IR(광학/적외선) 센서가 수집한 데이터를 AI가 실시간 분석하여 적의 전차, 차량, 이동 중인 선박까지 스스로 식별하고 분류한다. 이는 긴박한 전장 상황에서 병사의 의사결정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여준다. 또한 지상 발사대뿐만 아니라 차량, 함정, 항공기에서도 발사할 수 있는 다영역 운용(Multi-Domain Operations) 능력을 갖췄다. 특히 IP67 등급의 방수·방진 설계로 해상 환경에서의 부식 문제를 해결하여 상륙 작전이나 해상 분쟁 시 적의 고속정 및 해안 포대를 정밀 타격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
[표] 스위치블레이드 시리즈 주요 제원 비교
구분
스위치블레이드 300 (블록 20)
스위치블레이드 600 (블록 2)
운용 중량
약 3.69lb (1.68kg) / 시스템 전체 7.2lb
약 33lb (15kg) / 시스템 전체 65lb
핵심 탄두
폭발성형 관통탄(EFP) 적용
대전차(Anti-Armor) 성형작약탄
최대 비행시간
20분 이상
40분 이상
운용 거리
15km ~ 30km (통신 중계 시)
40km ~ 90km+ (데이터 링크 활용 시)
최대 속도
161km/h (돌격 시)
185km/h (돌격 시)
주요 특징
배낭 휴대, 정밀 암살용
전차 상부 공격, 종심 타격용
글로벌 전장으로 확산되는 스위치블레이드… 한국 포함 주요국 도입 가속화
스위치블레이드 시리즈의 실전 능력이 입증됨에 따라, 전 세계 주요 군사 강국들의 도입도 잇따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운용국은 우크라이나로, 러시아와의 전쟁 초기부터 300 및 600 시리즈를 실전 투입해 적의 지휘소와 기갑 부대를 무력화하는 전과를 올렸다. 유럽에서는 영국, 프랑스,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등이 도입을 결정했거나 실전 배치를 진행 중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대만과 호주가 각각 중국의 위협 대응 및 자국 방어 체계 강화를 위해 도입을 공식화했다.
대한민국 육군 또한 드론 작전 사령부 창설과 함께 스위치블레이드 시리즈의 도입을 확정 짓고 실전 배치를 서두르고 있다. 우리 군은 북한의 비대칭 위협과 기갑 전력에 대응하기 위해 스위치블레이드의 정밀 타격 능력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는 'K-방산'의 드론 전력 강화에도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현대 복합전의 핵심, ‘보병 화력의 혁명’
에어로바이런먼트의 배회형 탄약 담당 수석 부사장 브라이언 영(Bryan Young)은 성명을 통해 "이번 (미 육군의) 인도 주문은 스위치블레이드 계열의 차세대 진화와 현대 전장에서의 적합성에 대한 육군의 신뢰를 반영한다"고 밝혔다. AV의 CEO 와히드 나와비(Wahid Nawabi) 역시 "블록 20은 전장 상황 인식 능력을 극대화하여 병사들에게 실시간으로 '하늘 위의 눈'을 제공하는 것과 같다"고 그 가치를 설명했다.
실제로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뉴스(Defense News)는 이러한 배회형 무기체계의 대량 도입이 보병 부대의 화력을 독립적인 ‘공군력’ 수준으로 격상시켰다고 평가한다. 과거에는 공군이나 포병의 지원 없이는 상상할 수 없었던 종심(Depth) 타격이 이제는 소대 단위의 병사 손끝에서 시작되고 있다. 복합전(Hybrid Warfare)의 시대, 스위치블레이드는 단순한 드론을 넘어 전장의 지배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